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어요.
“어머니, 저희가 좀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그 말 한 마디에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요.
워킹맘이라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 전화에 손이 떨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아이가 원에서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친구들이랑 있어도, 선생님이 말을 걸어도 그냥 조용히 있는다고요.
집에서는 너무 수다쟁이라 몰랐었는데, 밖에서는 완전히 입을 닫는 아이였어요.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끼고 다니던 때여서 였을까?
무엇이 아이의 입을 닫아 버렸을까?
4세였어요.
사실 태어날 때부터 순탄하지 않았어요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사경이 있었어요.
영아 때부터 치료를 받았고, 유아기에 들어서면서는 불안도가 높아졌어요.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 앞에서 아이는 늘 긴장했고, 그게 원에서의 침묵으로 나타난 거였어요.
어린이집 연락을 받고 나서 어디를 가야 할지 찾기 시작했어요.
유아 불안 심리를 전문으로 하신다는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님께 진료를 받고 싶었어요.
그런데 예약이 1년 반 뒤라는 거예요.
코로나 때였어요.
다들 집에 있었고, 아이들 심리 문제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시기였어요.
1년 반. 그 말을 듣고 전화를 끊었는데 한참 멍했어요.
저는 매일 전화했어요. 진짜 매일이요.

그래도 포기가 안 됐어요.
혹시 취소 자리가 나면 연락 달라고 했더니, 초진이라 전화는 줄수 없다 더라고요.
직접 전화해서 자리를 노려볼수 밖에 없다는 대답.
그날부터 매일 전화했어요. 간절했거든요.
그리고 어느날 이었어요.
그날도 여전히 전화를 걸었어요. 드디어,
당장 내일 첫 타임 예약자가 취소됐다고, 내일 올 수 있냐고요.
당연하죠. 얼마나 기다렸던 말이였는데...
결과는 “이상 없음”이었어요

발달 지연도, 언어 문제도 아니었어요.
단지 불안도가 높은 아이라고 했어요.
낯선 상황에서 몸이 먼저 긴장하고, 그래서 말이 닫힌다고요.
김효원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었어요.
“엄마가 수다쟁이가 되세요. 어디 가기 전에 미리미리 설명해주세요.
오늘 어디 가는지, 거기서 뭘 할 건지,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아이가 머릿속으로 미리 그림을 그릴 수 있게요.”
그때부터 저는 진짜 수다쟁이가 됐어요.

견학 가기 전엔 선생님께 부탁해서 아이랑 미리 그 장소를 방문했어요.
“여기가 친구들이랑 올 곳이야, 이쪽으로 들어가서 저기 앉을 거야.”
하나하나 설명해줬어요.
낯선 곳이 낯설지 않게 되도록요.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진짜로 달라졌어요.
5세가 되면서 아이가 열리기 시작했어요

태권도를 시작했는데 도복 입은 첫날부터 눈이 반짝였어요.
미술학원에서는 선생님한테 먼저 말을 걸었다고 연락이 왔고요.
수학학원에서는 문제 풀면서 큰 웃음소리도 난다고 했어요.
말이 늘었고, 웃음이 늘었고, 친구가 생겼어요.
7세, 아이가 먼저 말했어요

“엄마, 나 영어 배우고 싶어. 영어유치원 가고 싶어.”
솔직히 처음엔 흘려들었어요.
4세에 말도 안 하던 아이가 영어유치원을 가고 싶다고요?
근데 아이가 진심이었어요.
매일 얘기했어요. 직접 발품 팔아서 몇 군데를 알아봤고,
지금 아이는 매일 아침 영어유치원 가방을 스스로 싸요.
이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

저처럼 아이 발달이 걱정됐던 엄마들,
어린이집에서 연락 받고 가슴 철렁했던 엄마들,
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예약하려다 1년 반 대기라는 말에 막막했던 엄마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시작했어요.
괜찮아질 수 있어요. 저희 아이가 그랬거든요.
앞으로 발달 검사 비용, 영어유치원 현실, 유아 학습지 비교, 공립 vs 사립 초등학교 고민까지 실제로 겪은 것들을 기록해 나갈게요.
워킹맘이라 자주는 못 올리지만, 올릴 때마다 진짜인 글만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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